윤석열 전 대통령과 경호처의 ‘체포 저지’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대통령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경호처 저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범죄 혐의를 받는 경호 책임자가 자기 형사사건에서 법원 영장을 무시하고 경찰 수사를 물리력으로 가로막은 셈이다. 수사 방해 개입 의혹이 짙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강제수사가 시급하다.
어제 경찰 비상계엄특별수사단은 대통령실과 대통령 공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1월 윤 전 대통령과 김 차장이 공모해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려 했다는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경호처가 경찰 진입을 허가하지 않아 수사관과 경호관이 10시간 동안 대치했고, 결국 자료를 임의 제출 받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전례가 없다’는 게 막아선 이유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예외조항(110조)에 따라 대통령 관련 시설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로 간주돼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 및 수색을 할 수 없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 압수수색은 완전 불발 혹은 자료 임의제출 수준에 그쳤다.
다만 당시는 현직 대통령이 거주하던 공간이어서 ‘경호·군사상 필요성’이라는 변명이 통할 수 있었지만, 경호 대상이 파면당해 사저로 돌아간 지금은 예외를 보장할 이유가 있는가. 형소법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만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 체포를 피하기 위해 공권력을 불법 동원한 혐의와 관련한 것이다. 진상 규명 필요성이 대통령실 비밀 유지 필요성에 비해 월등히 높다. 법원이 허가한 구역 및 자료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범죄 피의자가 경호 대상도 없는 빈 공간에서 자기 관련 사건 증거를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데, 누가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나. 지금도 증거인멸이 이뤄지고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당한 법집행을 막는 김 차장 직무를 정지하고, 경찰은 증거인멸과 수사방해 혐의로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재신청해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
주인님 지키는 노비근성이네요. 호위무사인줄 알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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